서평, 영화감상 54

[폭풍의 언덕] 악인으로 비춰진 야수 히스클리프와 혐관 맛도리 세계관

어린 시절 가벼운 고전 소설 중에서도 로맨스 소설을 좋아했다. 제인 에어로 그 맛에 눈을 뜨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만과 편견, 면도날, 보바리 부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안나 카레니나, 부활, 소피의 선택을 읽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폭풍의 언덕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읽다가 무슨 말인지 몰라서 덮은 이후 10년 이상이 지난 후에야 이번에 읽게 되었다. 읽고 느낀 것은 ‘와... 혐관 맛도리!!’라는 여운이 남았다. 옛날 유럽 귀족들은 사촌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에(한국사로 치면 고려시대 문벌귀족이 되겠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해도 뭐 이리 얽히는지 어이없어서 읽으면서 헛웃음이 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래서 얘들 어떻게 되는 거야’ 생각하며 궁금해하고 ‘설마 이런 사건 때..

르네상스- 종교와 인간 주종관계를 뒤집으려는 몸부림

중세 중기~후기의 역사 1) 중세 후기(Late Middle Ages) 시기: 14세기부터 15세기 중반까지 (1) 교황권의 쇠퇴 십자군 전쟁 *십자군 전쟁은 간단하게 말하면 예루살렘을 되찾겠다는 명분을 가지고 여러 이익집단들이 전쟁을 벌인 것이다. 십자군 전쟁의 변질로 인해 교황권의 권위는 실추되었다. (2) 흑사병 1300년 유럽 전역에서는 기근과 흑사병이 창궐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사회불안과 폭동을 야기했다. (3) 백년 전쟁 그 응축된 응어리 중 대표적인 것이 백년전쟁이다. 현대의 국가와 중세 유럽의 국가 개념은 다르다. 중세는 봉건제 사회이다. *봉건제 사회: 기사는 왕에게 충성하고, 왕은 기사에게 봉토를 하사한다. 잉글랜드 왕이 프랑스 왕에게 충성하고, 프랑스 왕은 잉글랜드 왕에게 ..

성선설과 초자아

‘흥! 인간은 믿을 게 못 돼.’ 인간관계에 서투른 내가 투덜 대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성악설을 신봉하던 내가 어느 날 성선설, 성악설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https://smtmap.com/%EC%9D%B8%EC%9D%98%EC%98%88%EC%A7%80/ 최근에 5분 뚝딱 철학, 지혜의 숲 등의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서 동양 철학(특히 중국 철학)에 관심이 생겼다. 그 중 ‘맹자’라는 학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1. 성선설의 오해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앗! 성선설을 주장했다고? 그냥 믿거할까... 그런데 성선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희한하게 프로이트 이론을 사랑한다. 특히 방어기제 이런거. 하지만 아무도 초자아따위는 없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왜냐..

남성성이 곧 국력!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책 제목: 예술, 역사를 만들다 01: 그리스와 로마- 정복자 혹은 침략자 우리 꼬마 남자아이들은 히어로물을 좋아한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그들은 자신이 영웅이 되는 것을 상상하곤 한다. 그리스와 로마시대는 “영웅의 찬미”가 바로 이들의 에피스테메였다. 그 시대 사람들이 남성을 우월한 존재로 여긴 것은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남자라면 고대 그리스 역사를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가 이토록 남성의 긍정적인 특성을 잘 극대화할까! 이미지 출처: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18955 1) 고대 그리스의 조각: 예술을 위한 예술 이미지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72548#home 1..

고대 그리스는 땅덩이 욕심쟁이

그리스와 로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무엇인가? 나는 세계테마기행에 나오는 하얀 집들이 빼곡 지어진 산토리니와 영화 ‘로마의 휴일’이 떠오른다. 물론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그만큼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http://dc.koreatimes.com/article/20190718/1258966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사실 낭만적이지 않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얼마나 많은 전쟁을 치르던가. 이 시대의 에피스테메는 영웅의 시대이다. 남의 땅을 빼앗든 이기면 그만이다. 이기는 것이 선이며 정의인 시대인 것이다. 니체의 주인과 노예의 언어가 떠오른다. 출처: 유튜버 5분 뚝딱 철학 전원경 작가님이 그리스와 로마에 대해 ‘정복자 혹은 침략자’라고 지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정복자, 침..

고대 이집트와 인정의 투쟁

최근에 미셸 푸코의 ‘에피스테메’라는 개념을 배웠다. 이것은 어떤 개인이라도 절대적으로 시대의 절대적 가치를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고대 이집트에는 어떤 것을 가장 큰 가치로 두었을까? 이미지 출처: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3%A0%EB%8C%80-%EC%9D%B4%EC%A7%91%ED%8A%B8%EC%9D%98-%EA%B3%BC%ED%95%99%EA%B8%B0%EC%88%A0/ 흔히 이집트를 ‘영원’을 중시한다고 본다. 미라, 스핑크스, 피라미드 모두 굉장히 복잡하고 거대하다. 왜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과시하고 싶었을까! 나는 여기서 그들이 ‘영원한 자기의식’을 탐했기 때문이라 본다. 헤겔은 정신의 단계 중 자기의식을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의..

실존주의를 넘어서려고 한 철학자- 미셸 푸코의 발자취를 따라서③

책제목: 미셸 푸코, 1926~1984 3부는 투사 그리고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이다. 나는 이부분 특히 별세하기 전의 내용을 보고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다. 푸코가 담담히 세네카를 읽으며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모습이 연출되서 마치 오래된 이를 떠나보내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지 출처: wordrow.kr 3부에서 소개할 주요 책은 ‘감시와 처벌’이다. 중요한 문장들을 집어 보면 다음과 같다. 감옥은 이 감시 사회의 교육수단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책 ‘감시와 처벌’ 속 역자 서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p15 은 인간의 자유를 신장시켰다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신화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이 시대가 과거의 군주적 형벌사회와는 다른 규율사회를 만들어 냄으로써 개인에 대한 권력의 감시와 통제를 강화시켰다는..

실존주의를 넘어서려고 한 철학자- 미셸 푸코의 발자취를 따라서②

책제목: 미셸 푸코, 1926~1984 2부는 사물의 질서이다. 그 당시 프랑스는 논문을 책으로 출판해야 박사학위 심사 및 결정을 하는 관례가 있었다. 푸코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책「광기와 비이성」을 출판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그 당시 무명인이었기에 몇 번 거절을 받는다. 이런 조건의 그의 논문을 출판해주는 이는 과연 어떤 이일까? 다름 아닌 우익 사상을 표방한 필립 아리에스이다. 아무도 그의 저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였을 때 그 폐쇄적인 출판회사에 싸우다시피 하였다. 단지 그의 논문에 매료됐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도 푸코와 아리에스의 관계처럼 좌우가 서로를 존중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거나 책이 출판되고 박사논문 심사위원회는 이렇게 답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ppomppu.co...

실존주의를 넘어서려고 한 철학자- 미셸 푸코의 발자취를 따라서 ①

책제목: 미셸 푸코, 1926~1984 나는 어떤 사상적인 부분에서 많이 외로움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작가가 알고 보니 나와 좀 다른 사상을 가졌을 때 그 감정이 찾아오곤 했다. ‘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정말 이것은 나만의 고립된 생각인 것일까?’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한 사르트르는 사실 안 끌렸다. 그보다 뭔가 더 가려움을 해소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나의 고독함을 고찰하는 사상가를 발견했다. 그가 바로 미셸 푸코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90519033949504 물론 나는 간단한 유튜브 영상만 봤기 때문에 그의 사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철학이 ..

이유 없이 짜증나! 그런데 이유가 있더라고

우리는 종종 분노하는 경험을 느낀다. 큰 사건부터 아주 사소한 경험에도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집 안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분노라는 감정도 점차 생기는 듯하다. 책 ‘심리 읽어드립니다’에는 짜증나는 감정에 대해 재치있게 다룬다. 1) 우리는 언제 분노하는가 동생과 나는 새로운 크로플 가게에 오레오 맛, 메이플 맛을 각각 시켰다. 직원께서 서비스로 쌀과자 한 봉지를 주셨다. 양이 적었던 탓에 배가 안차서 나 혼자 다 먹어버렸다. 동생도 배가 안찼는데 언니라는 인간이 돼지처럼 쏠랑 다먹어버린 것이다. 속으로 ‘아... 내가 좀 심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동생이 자꾸 “언니, 미워!”를 앵무새마냥 반복하니 야박한 내 마음이 분노로 바뀌었다. 나는 입꾹닫 모드가 시작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