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영화감상

[폭풍의 언덕] 악인으로 비춰진 야수 히스클리프와 혐관 맛도리 세계관

밤하늘의별빛 2023. 6. 29. 00:31

어린 시절 가벼운 고전 소설 중에서도 로맨스 소설을 좋아했다. 제인 에어로 그 맛에 눈을 뜨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만과 편견, 면도날, 보바리 부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안나 카레니나, 부활, 소피의 선택을 읽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폭풍의 언덕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읽다가 무슨 말인지 몰라서 덮은 이후 10년 이상이 지난 후에야 이번에 읽게 되었다.

읽고 느낀 것은 ... 혐관 맛도리!!’라는 여운이 남았다. 옛날 유럽 귀족들은 사촌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에(한국사로 치면 고려시대 문벌귀족이 되겠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해도 뭐 이리 얽히는지 어이없어서 읽으면서 헛웃음이 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래서 얘들 어떻게 되는 거야생각하며 궁금해하고 설마 이런 사건 때문에 앞에 워더링 하이츠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했나?’라고 다시 앞부분을 읽고 감탄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폭풍의 언덕 재밌게 읽는 팁!

1. 등장인물 관계도를 그린다. 내가 마치 캐릭터를 캐스팅하듯이 설정하면 재밌다.

ex) 히스클리프: 로힛 칸델왈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Wuthering_Heights

이미지 출처: https://pikle.io/pop/article/31273/

2. 소설의 중반부까지 읽은 후 다시 첫 부분을 읽어본다. 록우드씨가 워더링 하이츠를 방문하면서 왜 거기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묘사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목차]

등장인물별 분석

줄거리 분석

시대적 분석

브론테 자매 영향 분석

마무리

 

등장인물별 분석

1) 큰 주인 언쇼

보통 사람들은 읽은 후 히스클리프가 제일 악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닌 것 같다. 이 사람이 숨겨진 큰 악역이다. 성격 고약한 지도자보다 무능한 지도자를 멀리하라는 말에 딱 알맞은 인물이라고 확신한다. 자기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데도 힘든 보호자가 떠돌이 집시 아이를 불쌍해서 데려온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난다.

(1) 현재 영국 입양 조건

 

(Chat gpt 질문에 따른 답변 중 일부)

연령 및 법적 수용력, 거주지 및 국적, 건강과 복지, 배경 조사, 입양준비 및 교육, 평가 및 매칭으로 굉장히 구체적이고 안전하게 법적 기준을 마련하였다.

 

(2) 19세기 영국 입양 조건

(Chat gpt에게 질문한 후 받은 답변 중 캡처본)

 

(3) 우리나라 민법 입양 조건

무책임한 입양이라는 잘못 외에 자기 자식들이 원하는 바이올린, 말채찍을 다 부서진 채로 가져온 것도 잘못이다. 자식들은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힌들리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집시 고아에 대한 질투심으로, 캐서린은 아버지가 좋아하는 히스클리프를 (처음엔 침 뱉고 대놓고 싫어했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다. 과연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좋아한걸까 아님 아버지를 투사하여 좋아한 것일까?

 

2) 힌들리 언쇼

열네 살 때 바이올린을 사달라고 한 것으로 보아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름 낭만적인 청소년이었구나! 근데 아버지가 네 마음도 몰라주고 너보다 더 이뻐하는 걸 보니 샘이 나고 분통했을 만도 하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너 소설 읽으면 읽을수록 가관이더라. 너의 아내를 여의고 난 후에는 더 폐인이 되고 말이지. 아들한테까지 불안정하게 대하면 어떡하냐? 나름 안타깝지만 정이 안가는 캐릭터.

 

3) 프랜시스 언쇼

힌들리의 아내이다. 캐서린과 많이 친하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크다.

 

3) 캐서린 언쇼

말괄량이지만 순수하고 마음이 여리며 히스클리프도 편견 없이 대해주는 좋은 마음씨를 가졌다. 근데 종종 유모 꼬집고 다니고 거짓말도 하는데 그냥 나이 먹어도 철없는 스타일인 듯하다.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아버지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또 관심을 많이 받고 싶어 했다. 밤만 되면 또 자신의 장난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려고 하고. 어쨌든 그 이후에 히스클리프와 들판에서 뛰어놀며 친해지는데 사람을 끌어모으는 재능이 있는지 어느 날 호기심 때문에 린튼가에 방문했다가 그 집안사람들이랑 친해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필터링 없이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대놓고 냄새난다거나 자신과 격이 떨어진다 등등..

 

3) 히스클리프

처음의 인상은 무뚝뚝한 냉혈한이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을 보면 자신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싫은 것은 싫다고 자기 신념을 잘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신 있는 성격이다. 다만 그는 기분이 나빠질 때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오래 갖고 싶어 했다. 캐서린과 다툴 때도. 캐서린이 에드거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이때는 3년씩이나 됨), 이사벨라와 결혼하고 도망칠 때... 등등. 전형적인 회피형 스타일. 이사벨라도 거기에 지친듯하다. 그러나 나는 그가 악당이 아니라 확신한다.

넬리는 히스클리프를 악당이라고 불렀지만 오히려 나는 그녀가 힌들리의 잘못은 축소시키고 히스클리프를 나쁜놈으로 오해했다고 본다.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으나 힌들리야 말로 언쇼 다음의 빌런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힌들 리가 어린 아들 헤어튼을 넬리가 생각한 이상으로 못살게 굴었고 도박을 졌다고 했는데 10억 넘게 빚을 헤어튼에게 남기고 죽어버린 것이다. 결국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처남 조카 헤어튼이 안타까워 빚을 대신 짊어지기 위해 워더링 하이츠의 저당권자가 된 것이고 대신 키워주기로 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를 케서린과 비슷하다고 묘사했으므로 더더욱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잘 키웠다는 증거로는 헤어튼은 체격도 좋고 힘이 센 젊은이로, 얼굴도 잘생기고 튼튼하고 건강했지만 입고 있는 옷은 밭에서 매일같이 일할 때나 벌판에서 토끼 같은 사냥감을 찾아다닐 때 입으면 알맞은 것이었지요. 그래도 그의 인상으로 보아 그가 제 아버지보다는 마음씨가 좋은 것같이 느껴졌답니다.’ ...(중략)... ‘제 생각에 히스클리프 씨가 그를 신체적으로 학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와 같은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와우 소름.

 

3) 캐서린 히스클리프, 헤어튼 언쇼

핵심 주인공은 어머니 캐서린의 딸 캐서린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1세대 캐시보다도 더 매력적인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헷갈릴 염려가 있으니 2세대 캐서린은 주니어 캐서린(또는 캐시)라고 부르겠다. 1세대 캐시는 돈과 사랑 중에서 돈을 택한다. 2세대 캐시는 사랑을 택한다. 자신의 의지로 히스클리프의 아들 린튼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또 헤어튼이라는 사촌에게 사랑에 빠져 언젠가는 결혼을 하는 것으로 맺음을 가진다. 유튜버 문학줍줍님께서는 헤어튼을 메인 캐릭터로 생각하셨는데 꽤 흥미롭다. 험상궂은 환경에서도 결국 인간다움을 갖게 된 헤어튼!! 재밌는 관점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 주니어 캐서린은 무언가 작가 에밀리와도 성격이 유사한 것 같다.

 

4) 에드거 린튼

상당한 외모와 재력, 인성을 갖췄으나 혐관 세계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캐릭터.

 

2. 줄거리 분석

보통 이야기에서는 히스클리프가 잔인하게 살인하고 돈을 빼앗고 하는 복수 스토리로 묘사하는데 그건 넬 리가 묘사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넬리 프레임을 통해 보면 사이코가 아닐 수 없다.

히스클리프 관점으로 줄거리를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언쇼 어르신이 히스클리프를 입양하고 캐서린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다. 어느날 캐서린이 에드거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3년 동안 워더링 하이츠에 종적을 감춘다. 다시 돌아온 후 히스클리프는 에드거의 여동생 이사벨라 린튼과 결혼한다. (캐서린이 히스클리프를 사랑하지만 에드거랑 결혼했듯이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을 사랑하지만 이사벨라와 결혼했으니 복수라면 복수일 수 있겠구나...구체적인 이유는 모르지만.) 그러다가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에 대한 시집살이에 화가 나서 에드거 집안으로 다시 들어온다. 그녀는 병약했기 때문에 일찍 사망한다. 한편 그 사이에 힌들리가 히스클리프가 집에 못 들어오게 하고 미리 총을 장전했는데 방어하려다가 의도치 않게 죽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캐서린이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 이후 그들의 자녀들끼리 이야기가 전개된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그리워하다 조용히 숨진다. 마지막으로 2세대 캐시와 헤어튼이 결혼(정확히 말하면 재혼)을 하고 이야기가 끝난다.

 

3. 시대적 분석

에밀리 브론테가 살던 시기는 19세기 초중반이다. (그녀가 만 30세에 사망했으니 초반에 가까울 터이다.)

관련 뉴스를 보면 다음과 같다.

 

1)영국 가디언 “19세기 창립자, 노예제 연루 사과

28(현지시간) 가디언을 소유한 스콧 트러스트는 지난 2년여간 조사해 노예 유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821년 가디언을 창립한 면화 거래상 존 에드워드 테일러와 자금을 댄 맨체스터 지역의 상인 11명 중 9명이 노예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경향신문

2) 식민지에서 태어나면 차별본국 출산 강행

19세기 말 영국에선 원정 출산이 성행했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영국이었지만 각 식민지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부모의 출신 성분에 상관없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민지에서 관료로 봉직한 있는 집부인들은 애를 낳기 위해 오랜 뱃길과 불편한 철로를 마다하지 않고 애를 낳으러 아시아와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영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처: 생글생글

3) 영국의 산업혁명

일반적으로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지칭한다. 간단히 말하면 산업혁명은 공업화이다. 이는 기술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해보면,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대략 1760년에서 1820년 사이에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의 혁신과 이로 인해 일어난 사회, 경제 등의 큰 변화를 일컫는다.

[출처] 경기신문

 

4. 브론테 자매 분석

1) 샬럿 브론테

샬럿은 여덟 살 때 언니들과 함께 목사의 딸들을 위한 자선학교에 입학하지만, 두 언니가 전염병에 걸려 죽게 되어 열 달 만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렇지만 이 학교의 인상은 강렬하게 남아 제인 에어의 로우드 학원에 반영된다. 그후 집에서 지내면서 광범위한 독서를 하고 희곡을 함께 쓰는 등 문학적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샬럿은 10대 중반에 이미 20여 권의 작품을 썼다고 술회한 바 있다.

출처: 동아일보-[명작! 이래서 명작]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2)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는 이 소설에서 자비와 용서의 문제를 다룬다. 이는 기독교 가치관의 핵심인 죄와 은혜의 문제로 연결된다. 작품은 정죄하는 기존의 인습적 기독교를 비판하고 약자와 주변인에 관한 관심과 사랑에 기초한 진정한 기독교 가치들을 주장한다. 또 이런 가치들이 기독교 핵심인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기초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출처: https://m.kmib.co.kr/view.asp?arcid=0924272129

 

3) 앤 브론테

<아그네스 그레이>는 무엇보다 현실의 사실적인 재현에 주력한다. 작품에서는 가정교사 아그네스가 처한 현실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대외적인 식민지 확장 정책으로 남성들이 국외로 빠져나가고 다른 한편으론 결혼 비용의 상승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의 30%가량이 독신 여성이었고, 이들은 절실하게 생계의 방편을 찾아야 했다.

출처: 주간경향-[이 한권의 책] 아그네스 그레이

 

5. 마무리

쉽게 읽혀지고 선악과 주제가 명쾌한 샬럿 브론테의 제인에어와 달리 휘몰아치는 혐관 세계관에서 보편적 리 중 하나인 사랑이라는 가치관을 내보인 것이 그녀의 엄청난 필력인 듯 하다. 더 많은 저서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녀가 시인이기도 했는데 관련 시를 찾아봐야 겠다.

I am the only being. (나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녀의 시 속에 인간은 피투성의 존재이고 내 마음이 언젠가는 자랄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가 보인다.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39467&cid=47323&categoryId=47323

그런데 그녀가 기독교 사상에 반감이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기독교 사상에 충실한 것을 보아하니 쇼펜하우어를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 있겠다. 오히려 헤겔을 사상적으로 좋아했을지도?

 

그녀의 시를 읽어보면서 철학책도 간간이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