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내가 가족여행 싸움을 다루는 방법 3가지

밤하늘의별빛 2022. 8. 15. 15:37

이미지 출처: pixabay

 

가족과 함께 다녀오는 여행. 이 얼마나 가슴 따뜻해지는 말인가!

하지만 기분 좋게 가려고 한 가족여행이 때로는 서로 토라지게 만든다.

나의 경우 여름 방학이 다되면서 여행계획을 세웠다.

전체적 계획은 내 담당, 엄마는 요리 담당, 아빠는 운전 담당, 언니와 동생은 맛집 선택 담당이다.

여행이 다가오기 일주일 전 엄마는 내게 물었다. “숙소에 싱크대나 냉장고는 어느 정도 큰 거야?”

나는 여행 앱을 켜서 살펴보았다. 아뿔싸! 호텔인지라 취사 불가능이었다.

엄마는 어처구니 없다며 아니, 그런 것도 알아보지 않고 뭐 했대? 여행에서 밥이 얼마나 중요한데!”

아빠도 맞장구쳤다. “그래, 요즘 외식 값이 얼마나 비싼데 그런 것도 안 봤어?”

 

순간 나는 부모님의 피드백을 비아냥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한 달 동안 어디 가고 뭘 먹을지 시간대별로 여러 곳도 알아봤어.

그런데 겨우 취사 불가능한 숙소를 선택했다고 이렇게 나를 비난하다니. 너무해!’

차라리 그 조언을 한 달 전에 해주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여행 날짜가 다가올 때 얘기를 해준단 말인가.

 

우선 나 자신을 돌아봤다.

1) 내가 잘못한 점

맞아. 나는 숙소 계획에서 취사 가능여부를 제일 중요하게 봤어야 했는데.

다음엔 숙소에 요리는 가능한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등을 잘 고려해야겠다.

2) 나의 속상한 마음

. 그렇다면 나는 어떤 점에서 가족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나? 잘 정리해보자.

-내가 세운 여행계획을 대충 읽었다.

-> 여행 협조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여행계획에 숙소, 일정 등의 막중한 책임을 대부분 나에게 전가했다.

->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이상을 요구받았다.

 

-여행계획이 다가올 즈음에 피드백을 한다.

-> 가족끼리 피드백 받는 방법이 서툴다.

 

 

이처럼 여행에서 가족이 싸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가족 싸움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첫째, 가족들이 나에게 필요 이상의 능력을 요구하지 않도록 한다.

어떤 사람은 시간대별로 어떤 활동을 할지 잘 정하지만 운전을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숙소 안에서 어떤 요리를 하면 좋을지 잘 알지만 계획을 못세운다.

이처럼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다.

나의 경우 계획을 잘 짜는 편이지만 숙소 세부사항이나 여행의 주요한 포인트를 잡지 못한다.

엄마의 경우 계획을 잘 못 짜지만 감각형(S)이라서 숙소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나는 내 능력 밖의 일을 대부분 맡아 왔던 것이다.

URL: https://www.youtube.com/watch?v=PrigYvmNO2s

이것을 내 상황에 적용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일단 가족 여러분들이 숙소에 필요한 것들, 숙소에 대한 공간적 정보 등을 알아 오면 나도 여행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그 정도의 성실함과 각오를 보여주면 그 이상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 언니와 동생이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는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주세요.

=> If you do A, I’ll do B. Show me your attitude at least.

 

둘째, 여행 계획을 세울 때 mbti를 적용하면 역할 분담이 수월하다.

-전체적인 계획(J-계획형)

-숙소에 필요한 것 및 세부사항(S-감각형) + 필요한 것에서 N이 협동 가능

-운전 담당(T-사고형)

-관광 명소 탐색(P-인식형)

-맛집 탐색(S-감각형, P) -> 물론 전체적 계획에서 J가 틀은 잡으나 상황에 따라 S,P형이 수정 가능

 

셋째, 여행계획에서도 가족 간 피드백을 잘 받도록 한다.

넓은 의미에서 피드백은 상대방의 모든 반응이 피드백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인사를 하는데 인사를 안받고 휙- 지나가버리는 것 조차도 피드백이라고 한 유튜버는 말한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피드백은(좀 더 좁은 의미의 피드백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즉 거울을 보여주는 행위와 같다고 하였다. ,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것!

 

그 밖에 한 기자님의 여행 후 가족과 불화를 겪고 담담하게 글로 정리해 회고한 칼럼이 있다.

출처: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910041658005#c2b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무 데나, 아무거나 => 부모의 경험 폭을 감안하기

제아무리 진귀한 산해진미도 입맛에 안 맞으면 고문일 수 있다. 안 그래도 낯선 음식이 입에 안 맞아 속상한 부모에게 서러움까지 얹어드리지는 말자.

 

2. 일정 미리 알려주기

어딜 가든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고, 출발 전 미리 다녀올 것을 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여행 계획 과정 설명하기

비장의 코스를 준비했으면, 부모님과 꼭 함께 오고 싶었던 이유나 의도, 과정 등을 충분히 설명해드리자. 자녀의 속마음과 기대를 알면, 부모님도 기꺼이 즐길 마음을 먹는다.

 

4. 역할 분담하기

부모님이 포털사이트와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참고해 고른 숙소와 식당 리스트를 놓고 최종 선택을 했다. 현지에 도착해서 똑같이 지치더라도 당신들이 기여한 바가 있으니 스트레스를 덜 받으셨다.

 

5. 감동 포인트가 다를 수 있음을 알자

누구나 발도장을 꾹 찍는 명소가 부모에게 반드시 좋은 여행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6. ‘마음의 소리듣는 계기로 삼으세요

엄마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았을 걸. 앞으로 재밌게 지내보자라고 말하고 안아드렸으면 될 일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24시간을 오롯이 함께하는 여행은 서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어렵게 추진한 여행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서로 잘 보듬는 시간으로 삼길 바란다.

 

7. 부모님은 한국가면 이게 얼마야~”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신선하고 싼 먹거리를 사서 숙소(주방이 딸린 에어비앤비 숙소는 이럴 때 유익하다)에 차려놓고 먹으며 한국가면 이게 얼마야~”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여행지에서까지 가사노동 착취를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건 엄마의 몸에 밴 습관이었다. “맛집 찾아놨는데 궁상맞게 이게 뭐야!”라는 말은 꿀꺽 삼키자. 그 말 한마디에 엄마의 지난 세월이 무력감으로 바뀔 수도 있다.

-> 아하... 부모님이 숙소에서 해먹은 음식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젠 이해하겠다.

 

8. 책임소재는 무의미

사실 여행 중 그런 일은 아무리 조심해도 한 번은 벌어지는 것이다.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아빠에게 괜찮다고, 그런 일로 아빠를 원망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9. 현지 반일투어 찬스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를 읊어주는 자녀보다 훨씬 재밌고 신뢰감 있는 가이드의 역량에 기대보자. 이때만큼은 관광지에서 11장 사진을 찍는 부모님들의 사진사 역할에만 집중해도 된다.

 

10. 부모님과 나의 차이 인정하면 모두 만족

여행지에서 부모님은 왜 이런 걸로 짜증을 내지?’ 싶다가도 그분들이 전에 이런 일을 겪을 일이 있었던가?’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처음을 경험하는 부모님에게 마음으로라도 편이 되어드리자.

 

에휴... 어쨌거나 순탄하게 가족여행을 잘 다녀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