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영화감상

[석류의 집]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밤하늘의별빛 2022. 3. 4. 11:37

오스카 와일드, 당신은 참 골때리는 사람이야.

정확히 말하면 인생의 사각지대를 잘 포착하는 사람.

어째서 주인공이 희망을 가질 때마다 시련을 주는 것인지.

 

그런데 돌이켜보니 세상엔 실제로 그런 것들이 있더라.

착한 사람이 죽어버리고, 나쁜 사람은 잘먹고 잘사는 것.

 

청렴을 큰 가치로 본 어린 왕에게는 비웃음을,

마음 고쳐먹고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이른 죽음을.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 2개는

공주님의 생일, 어부와 그의 영혼이다.

 

공주님의 생일

최근에 안 후보님의 단일화 선언이 있었다.

그래서 기호 4번은 무효표가 된다.

그를 위해 희생하고 사전 투표를 한 재외국민들에겐

엄청난 배신감, 또 국내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한숨을 남겼다.

이미지 출처: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090711.22018210544

 

괴물이라 불리던 그 작은 곱추 난쟁이가 너무나도 그의 지지자들을 닮았다.

난쟁이는 공주님을 위해 흰 장미를 준비했다.

찾아보니까 흰 장미는 순수함을 나타낸다고 한다.

하지만 공주님은 비웃었고 난쟁이의 그 밝은 모습, 심장이 멈췄다.

 

지지자들의 흰 장미가, 흰 투표용지가 흩어졌다.

물론 안후보님의 의견은 존중한다. 소신도 존중한다.

하지만 그를 믿었던 지지자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보듬어줄 것인가?

정치인들이 그렇지 뭐. 그냥 믿은 내가 바보지.’

이렇게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다들 그런 척 하는 것이지.

, 나도 정답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서울신문, 폰키닷컴

 

2. 어부와 그의 영혼

나는 이를 보고 탐미주의의 매력은 헤어나올 수 없는 것임을 느꼈다.

뭐랄까, 나에게 작은 인어란 탐미주의 자체라고 생각이 되었다.

젊은 어부는 탐미주의에 사랑에 빠진 나머지 보수주의인 성직자님께

영혼을 팔아달라고 했다.

보수주의는 탐미주의를 싫어하고 혐오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직자는 인어의 노랫소리를 좋아하고 인어를

좋아하는 것을 통해 보수주의도 혐오하지만 좋아하는, 즉 애증의 관계를

갖는 듯하다.

 

또 물질주의인 상인들에게 얘기를 하면 능력주의(혹은 육체)를 좋아한다.

탐미주의는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다음 마녀에게 갔다.

마녀는 젊은 어부에게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자기도 그만큼 예쁘다고 하는데

아마 마녀는 낭만주의를 대변하는 것 같다.

낭만주의도 아름답고 탐미주의도 아름답지만 추구하는 결이 다르다.

그래서 어부는 그녀를 거부한다.

탐미주의는 어느날 그냥 죽어버리고 육체만 남았다.

어부는 죽은 인어에게 키스를 퍼붇는다.

그만큼 탐미주의의 알맹이는 아름다움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탐미주의에 열광하는 사람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좋아한다. 자신의 영혼을 무시하면서 까지.

 

그냥 느낀 것은

세상엔 다양한 가치가 있고 남이 뭐라고 해서

들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탐미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좋아하면 되고(대신 책임을 가져야지)

보수주의도 그냥 인간의 본능으로서 탐미주의를 애증하되 존중하고

낭만주의도 탐미주의를 질투하되 존중하면 된다.

어쨌든 탐미주의는 우리 인간 내면에 다 들어있다.

세상에 아름다움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그걸 경멸하거나 폄하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는 취지의 이야기인 것 같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오스카 와일드는 노력이나 이성을 강조하는 세상에

아주 강력한 비웃음을 선사하는 똑똑한 작가이다.

 

그의 생각에 나는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그래서 세상이 내 맘같지 않을 때, ‘아 그냥 X 밟았네. 인생이 원래 그렇지 뭐.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하며 씁슬한 웃음을 짓자.

찰리 채플린의 명언으로 마무리 하자.

출처: https://coinpan.com/free/31994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