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화를 보기 전에 땡초김밥을 먹었다.
너무 매워서 막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영화를 봤다.
와우. 나 정말 자극적인 음식, 영화만 먹었구나!
범죄도시2보던 사람이 이 무비를 본다면 “이게 영화냐! 영화인 척 하는 다큐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영화 브로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솔직히 그다지 재밌다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웃음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다. 그중에서도 아역배우 임승수가 가장 빛나 보였다.
물론 당연히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 배우 모두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전혀 없었다면 이런 어두침침한 주제를 이렇게나 맑게 만들 수 있었을까?
히로카즈 감독은 분명 아이들의 소중함을 주제로 한 것이 틀림없다.
궁금했다. 이렇게나 명품 배우들을 많이 있는데도 왜 그들의 역할은 별로 없었던 것일까!
바로 아이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해진의 경우 천진난만하게 위험한(?) 어른들을 뒤쫓아가고
또 위기가 생길 때 임기응변을 뚝딱 만들어내는 똑똑함도 있지만 숨길 수 없는 개구쟁이 모습도 보여준다.

또 생각해 볼 주제도 있다. “버릴 거면 애를 낳지 말든가...”
맞다. 피임은 참 중요하다. 근데 문제는 아이가 이미 “낳아져”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이렇게 대응한다. “쯔쯧.. 내 저럴 줄 알았다!”
사람들은 종종 한 사건이 발생하면 마치 예언자가 된 듯 관조하기만 한다.
근데.... 진짜 진짜로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실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미지 출처: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504000244
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의 베이비박스 보호 아동 수는 2017년 210명에서 2021년 113명으로 최근 5년간 약 46% 감소했다. 베이비박스가 감소한 것은 베이비박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짐에 따라, 베이비박스 운영 기관이 베이비박스를 찾는 이들을 대부분 지자체로 넘기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지원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에는 그나마 적은 수라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위탁가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극소수만 존재하고 있어 사실상 최저생계비 지원이 전부인 상황도 빈번하다.
2021년 기준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놓고 간 부모의 74.3%가 미혼이었다. 장애아를 낳은 부모가 베이비박스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 금전 지원이 대부분인 현재의 지원시스템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감독은 일본보다 한국에 더 많은 베이비박스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통계적으로 10배 가까운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맡겨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보편적인 주제라고 생각한다. 가치 없는 생명이 어디 있겠는가.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에서 이런 것은 문화의 차이를 넘어 보편적으로 전 세계에 전달되는 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고레에다 감독은 또 "엄격한 비판이 줄곧 어머니에게 향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상황을 둘러싸고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진정한 책임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영화를 통해 깊이 다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www.hankyung.com/entertainment/article/202205315544H

마지막으로 미혼모 소영이라는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아련함을 말하고 싶다.
불가피한 이유로 낳아버린 아이를 책임질 것인가 아니면 버릴지에 대해 깊은 고뇌를 한다.
보통은 그 책임이 너무나도 무거운 나머지 도망쳐버리는 경우가 다수이지만
책임을 지기 위해 다시 발길을 돌린다. 그 결정을 하기까지에도 또 수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맞다. 아이를 낳는 것은 단순히 책임을 지기 위해 키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 대한민국에서는 아이를 키우는데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탓에
저출산이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와중이다.
준비된 부부끼리라도 아이 1명을 키우기 벅차다고 느끼는데 어린 미혼모가 키운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물론 당연히 사회가 국가가 다 이거 해결해줘야 한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이건 정말 복잡한 일이기에 더욱 단순히 생각해야 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난 모르니까 알아서들 하셔~하면 그것 역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그래도 나의 작은 두뇌를 짜본다면
주제가 아이인 만큼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영화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해결책이 영유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라던가 교육이라던가
휴 잘모르겠다.
우리는 보통 영유아, 아동들을 보호해줘야만 되는 존재로 보기만 한다.
근데 이들이 잘 자라고 어른이 된다면 어쩌면 우리가 꿈꾸지 못한 세상을 만들지도 모른다.
감히 누가 아이만큼 예술적이고 순수하고 잠재력이 있을까?
영화에서 아기 우성을 보면서 “400만원 12개월 할부 되죠?”같은 더러운 시선으로 보지 말고
저 영유아의 보이지 않는 잠재성을 보면서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켜줘야 한다.
어른들은 아이만큼의 잠재성이 없다. 또한 바뀌어봤자 얼마나 바뀌겠는가.
하지만 유아, 어린이들은 다르다. 그들이 세상을 누빌 수 있도록 해야한다.
특수교육,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 유아, 아동들을 위해
따뜻한 시선으로, 내재된 큰 호랑이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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